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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수병출신] 천안함은 얼마나 낮은 수심에 있었던 것인가?
저는 90년대에 호위함(천안함보다 조금 더 큰 배)에서 조타병(함교에서 군함의 운항과 관련된 일을 수행함)으로 2년간 근무하였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후배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 혹시나 함미 쪽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후배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립니다.
이번 사고/사건을 지켜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제가 그나마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몇 가지 의문점 혹은 해군에 대해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근무하던 90년대와 지금은 시간적인 차이도 크고 그러니 혹시 제가 잘못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운항 규칙과 관련하여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의문점을 제시해 봅니다.
첫째, 폭발시 천안함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었는가? 대충 어디쯤이라는 것 말고 정확한 위치를 위도와 경도를 이용해서 밝혀주어야 합니다.
이는 작전상 비밀일 수도 있습니다만 국익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공개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급한 상황에서의 항해였다면, 천안함의 폭발 위치를 인근 육지 레이더 기지나 함대사령부에서 숙지하고 있었를 것이고, 그렇지 않고 그런 긴급 상황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함교 근무자와 전투정보상황실 근무자는 당시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특히 함교에서는 항상 배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으므로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퇴함시 자신의 배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구요. 이러한 기본적인 임무도 수행하지 않고 퇴함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네요.
또 해경의 진술에 따르면 그런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퇴함이 시급했던 것도 아니더군요. (이 부분은 해경의 진술을 보도한 국민일보의 기사를 참조하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폭발시 천안함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여야만 당시 천안함이 얼마나 낮은 수심에 있었는지 혹은 근처에 암초는 없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천안함이 당시 일상적인 항해를 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긴급 상황에서 긴급한 항해를 하고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둘째, (수심이 굉장히 낮았던 곳이라는 가정하에) 당시 천안함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가?
함장은 당시 정상적인 운항 중이었고 본인은 함장실에 위치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분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수심이 매우 낮은 곳이었다는 점을 가정하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제가 근무한 호위함(초계함보다 조금 크지만 둘다 비교적 큰 배이므로 수심과 관련된 운항 규칙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과 같은 배는 절대 낮은 수심으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곳이 평상시 작전을 하는 곳이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따라서 만약 천안함이 수심이 얕은 곳에서 운항 중 폭발 사고가 있었다면, 반드시 함장이 함교 혹은 전투정보상황실(함교일 가능성이 더 높음)에 위치해 있었을 것입니다.
함장이 함교에 위치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수심이 앝은 곳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함교(전투정보상황실 포함)에서는 실시간으로 배의 위치와 해당 수역의 수심 등을 체크합니다. 따라서 그런 지역에 함장의 명이 없이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함장이 함교에 위치하지 않을 때는 항해 파트 장교들이 함장의 역할을 대신합니다만, 함장의 지시가 없는 한 그런 지역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토록 수심이 낮은 곳에 있었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시 천안함이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천안함 인수 때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익을 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해군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실종자와 실종자의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해군에 목숨을 걸었던 후배들입니다.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제 귓전에는 지금도 갑판에서 부르던 "해군가"가 메아리 칩니다.
하루 속히 구조 작업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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